스티븐잡스의 유산 - 애플 미래의 제품은?

최근 스티븐잡스의 죽음으로 IT업계는 그야말로 추모와 애도의 물결이 돌고 있다. 애플과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조차 스티븐잡스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며 애도의 모습을 보였었다. 적대관계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에서 한 사람의 죽음에 이토록 애도의 물결을 보내는 것은 그만큼 그 한 사람 스티븐잡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나"를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스티븐잡스가 이렇게 대단하다고 평가 받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지금의 PC OS의 형태 즉, 이미지가 들어간 텍스트가 아닌 그레픽으로 된 것을 구상하고 최초로 개발해 낸 것도 스티븐잡스 였다. 물론 나중에는 MS에게 밀리긴 했지만... 그리고 옙스토어를 통해서 콘텐츠 유통에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였고, 전문가들이나 쓸법한 스마트폰을 대중도 사용할 수 있게끔 한 아이폰을 내놓았다. 이렇게 그가 위기에서 애플을 구해낸 것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애플 = 스티븐잡스 라고 표현되기도 하였다. 나 역시도 그가 도덕적으로 어떠한 사람이었던 간에 분명 IT산업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인물들 중에 단연 최고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하지만 죽었다. 뭐 사람이야 나를 포함에서 모두다 죽는다. 하지만 스티븐잡스는 IT산업을 몇 년 아니 몇 십 년이나 앞당겨 놓았음에도 고령화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망했다. 문제는 스티븐잡스가 이렇게 죽어서 까지 그가 사랑하는 애플을 구해놓았다는 것이다. 먼저 아이폰 4S를 보자. 스티븐잡스의 유작이라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했다. 단순히 스펙이 좋거나 성능이 업그레이드가 되어 구매를 한 것이 아니라 잡스의 유작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스티븐잡스가 죽어서도 애플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뉴스를 보니 애플에서 4년간 나올 차기 작품들을 미리 기획했다고 한다. "아! 과연 스티븐잡스구나 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4년간 애플에서 발표할 제품을 기획했단 말인가? 이 대목에서 뭔가 워커홀릭 스티븐잡스가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불쌍하기도 하다. 평생 그렇게 일만하다가 그 많은 재산을 즐겨보지도 못하고 죽어버렸으니...

뭐 일하는 것 자체가 즐기는 거였다면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뭐 하여간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티븐잡스가 과연 4년 동안 발표할 제품(이후 4년 기획)을 어떤 식으로 구성했을까? 하는 부분이다. 그렇다. 내가 감히 천재라고 불리는 스티븐잡스의 상상력을 예상해보려고 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과 상상력을 배경으로 하는 부분이니 오해나 태클은 없길 바란다. 

디자인적인 부분

사실 스티븐잡스는 상당히 디자인에 민감해 했다. 감성이라는 부분을 기계 녀석이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 디자인일 것이다. 그래서 아이폰에 (불편하지만) 내장식 배터리를 사용했고 말이다. 문제는 트랜드이다. 1분 1초 처럼 바뀌는 지금의 시장에서 트랜드를 이끌어가는 디자인을 구상해 내기란 매우 어렵다.

거기다가 어떻게 변화할지도 모르는 지금의 문화를 매 시기별로 예상하고 또 그에 맞추어 디자인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스티븐잡스 죽음 이후 4년 동안의 디자인은 최초 스티븐잡스가 설계했던 디자인과는 다를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하드웨어적인 부분

디자인만 예상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드웨어 적인 것도 어렵다. 무어의 법칙이 깨 부서지고 황의법칙이나왔고 최근 스마트폰 CPU는 이러한 황의 법칙도 쌩 까버린다. 그 발전속도가 어마어마하다.

만약 삼성에서 오늘 PC의 최고속도의 CPU를 스마트폰으로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라고 한다면 아마 스마트폰 시장 전체의 스펙이 말도 안 되게 올라갈 것이다. 때문에 그러한 부분을 생각해 본다면 하드웨어적인 부분의 기획은 스티븐잡스라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럼 뭐?!

IT의 디자인과 스펙만 두고 보면 스티븐잡스의 계획은 별볼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스펙과 디자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콘텐츠와 그 기가가 해낼 수 있는 역할도 중요하다. 아마 스티븐잡스도 이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4년 기획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콘텐츠적인 요소로 내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아이튠스의 성장과 그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의 생간이 아닐까 싶다. 지금의 타블릿 PC시장은 아이패드가 60%정도의 지지율로 타 업체에 비하여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스티븐잡스가 죽기 전 발표된 킨들파이어는 분명 아이패드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전에 다룬 적이 있으니 생략하고 링크로 대체하도록 하겠다.

[킨들파이어 - 아이패드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이러한 킨들파이어에서 영감을 얻어 애플만의 콘텐츠공급 플랫폼 아이튠스를 적극적으로 성장시키고 그에 걸맞은 전용 플랫폼 기기를 만들어 제작할 수도 있다. 사실 아마존의 방대한 전자책, 음원, 티비, 영화 서비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은 아직까지는 아이튠스가 유일하기 때문에 충분히 전략만 잘 구상한다면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킨들파이어 처럼 저가형 타블릿 PC와 같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아이튠스를 이용하기에 적합한 기기를 생산해 낼 수 있다.

애플에서 생산해내는 TV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4년 만에 애플이 TV를 만들어 지금의 TV디스플레이 시장을 넘보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애플의 그래픽기술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와 그래픽기술은 별개의 문제이며 디스플레이시장은 지금 대규모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는 삼성과 LG이 지배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런 도박수는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만약 TV시장을 잠식하려 들 것이라면 가장 먼저 해 야할 것은 애플TV의 개선이 아닐까 싶다.

지금의 애플TV는 셋톱박스의 형식으로 아이튠스와 같은 곳에서 받은 영상 및 음악을 스트리밍 형식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웹 하드처럼 PC에서 받은 영상을 저장하여 TV로 볼 수 있게도 해놓았다. 2010년에 애플TV2세대가 3개월 만에 100만대라는 판매고를 올렸지만 아직은 애플TV라는 것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도 많고(아마 한국에 소개가 되지 않아서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다.) 아이패드와 아이폰 처럼 꾸준한 인기를 누린 제품은 아니다.

잡스는 하나의 IT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매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대체적으로 성공을 이루었다. 하지만 TV분야 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때문에 승부욕과 도전 정신이 있는 스티븐잡스라면 분명 TV사업을 꼭 성공시키기 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티븐잡스가 그토록 강조했던 콘텐츠를 강화할 수 있는 장비 역시 TV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서 애착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후에 발표될 애플TV는 아마 4G를 이용하여 세상에 나올 수 있으며 단순하게 콘텐츠를 보고 즐기는 용도가 아닌 홈 무비의 영상편집 및 인터넷 기능이 강화되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차근차근 콘텐츠를 쌓아 하고 있는 애플 최대의 라이벌 구글도 TV를 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내가 위해서 언급한 부분을 강화하여 나온다면 TV분야에서 만큼은 구글에게 절대 밀리지 않을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터페이스적인 부분을 강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SKY Vega의 광고를 보면 손을 대지 않고 모션을 인식하여 휴대폰의 전화를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처럼 애플도 모션을 인식하는 식으로 손 안 대고 휴대폰의 조작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할 것 같다. 이미 애플에서는 시리(Siri)를 이용하여 음성인식 구동이 가능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서 시력장애인은 물론이고 일반유저들도 색다른 환경에서 모바일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한국어 지원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10년은 지나야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왜냐? 한국어는 세계에서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 하나로 손꼽히며 그 규칙성이나 단어조합이 말도 안 되게 복잡하고 불규칙적이기 때문에 이를 기기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이 요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뭐 "구글의 음성인식기능은 한글어도 지원되더만..."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음성을 글자로 표기하는 것과 음성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명령을 실행시키는 것에는 엄청난 기술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절대 동일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하여간 이러한 시리의 기술과 모션인식 기능을 이용하여 손 안 대고 스마트폰을 조작할 있도록 하는 것도 기획했을 것 같다. 왜냐?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기술이 발달하면 발달할 수록 사람들은 움직이는 것을 극도로 귀찮아 하는 습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티븐잡스는 이러한 것을 캐치했을 것이고 말이다.

나는 이미 하늘로 떠나버린 스티븐잡스의 4년 기획을 알지 못한다. 애플에서도 상위 1%의 임직원만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감히 이렇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잡스의 천재성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천재란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지금의 애플의 입장과 시장의 상황 그리고 적절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예상만 한 것이다.

아마 4년 기획에 포함된 것들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멋질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적은 것처럼 두리뭉실하지 않을 것이다. 상당히 디테일하고 세부적일 것이다. 뭐... 반대일 수도 있다만 나는 양민이고 스티븐 잡스는 천재였으니 지금 보다 못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찌되었던 나는 애플에서 내놓을 스티븐잡스의 유작들(!)에 대해서 기대하고 또 기다리고 있다. 만약 그 중에서 아이폰 처럼 세상을 다시 한번 들썩이게 할 무언가가 나온다면 스티븐잡스는 천재를 넘어선 몽상가이고 공상가일 것이다. 

조금 쌩뚱 맞는 이야기 일 수 있다만 이렇게 멋진 제품을 내놓고 또 세상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난 그때도 지금처럼 애플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애플은 IT시장을 통일하고자 하는 야욕이 눈에 보이니까. 물론 구글도 그게 보이기는 하지만 애플처럼 노골적인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삼성도 뭐 기업윤리적으로는 맘에 안 들지만 제품 하나는 기똥차게 만드니까...하여간 그렇다는 이야기 이다.